누군가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결국 삶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문제다. 영화 **룸 넥스트 도어**는 죽음을 비극이나 공포로 다루지 않는다. 대신 아주 조용하게,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의 태도를 묻는다.
이 영화는 극적인 눈물보다, 침묵 속에서 지속되는 관계의 의미에 집중한다.

사진출처: IMDb
- 개봉연도: 2024년
-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 대표 이력: 감독 최초 영어 장편 연출작,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
🔹 이 영화가 말하는 핵심 메시지
“죽음 앞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이 아니라, 곁에 머무는 태도다”
영화는 말기 환자 마사와 그녀의 친구 잉그리드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마사는 스스로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하려 하고, 잉그리드는 그 곁에 남기로 한다.
이 영화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안락사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윤리적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은 단순하다.
누군가의 마지막 선택 앞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로 남을 수 있는가.
설득하는 사람도, 말리는 사람도 아닌 함께 있어주는 사람으로.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앞둔 시간 동안 유지되는 관계의 온기다.
🔹 왜 이 작품이 높이 평가되었는가
극단적 주제를 절제된 거리로 다루는 연출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이번 작품에서 감정을 극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강한 음악도, 과장된 연기도 최소화한다. 대신 색채, 공간, 정적인 구도를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인물들이 함께 머무는 집, 그 안의 방과 복도는 삶과 죽음의 경계처럼 느껴진다.
특히 이 영화는 ‘설명하지 않음’의 힘을 믿는다. 대사는 절제되어 있고, 감정은 말보다 시선과 거리로 표현된다. 이 태도 덕분에 영화는 무겁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관객은 판단자가 아니라, 동행자가 된다.
🔹 현실과 연결되는 해석
우리는 타인의 마지막을 어디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
현실에서도 우리는 죽음을 불편해한다. 피하려 하고, 말을 아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불편함 속에 머문다. 해결되지 않는 질문을 그대로 남긴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살아 있는 사람을 향한다.
룸 넥스트 도어는 말한다.
사랑은 상대의 선택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을 감당하는 과정에 함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이 영화는 그 동행이 얼마나 조용하고, 동시에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보여준다.
🔹 마무리
룸 넥스트 도어는 죽음을 다루지만, 삶에 대한 영화다.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선택했는지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누가 곁에 있었는지를 기억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말없이 묻는다.
당신이라면, 그 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