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IMD
「블루 재스민」은 부자가 망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가 진짜로 보여주는 것은 ‘몰락’이 아니라 ‘부정’이다. 주인공 재스민은 가진 것을 잃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잃었다.
재스민은 한때 뉴욕 상류층에서 살았다.
명품을 입고, 파티를 다니고, 우아한 말투로 사람들을 대했다.
그녀는 그 세계가 영원할 것처럼 살았다.
하지만 남편의 사기와 배신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다.
재스민은 돈도 집도 잃고, 결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동생 집으로 내려온다.
그때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재스민은 몰락했지만, 몰락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품격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이 영화는 묻는다.
사람은 현실을 잃으면 무너지는가.
아니면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서 무너지는가.
줄거리
재스민은 뉴욕 상류층에서 남편 할과 함께 살았다. 할은 부유한 금융인이었고, 재스민은 그 돈과 생활을 당연하게 누렸다.
하지만 할은 사기꾼이었다.
그의 부는 불법 투자와 사기로 만들어진 돈이었다.
재스민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며 살아간다.
결국 할의 범죄는 드러나고, 할은 감옥에 가며 재스민의 삶은 무너진다.
재스민은 모든 것을 잃고,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동생 진저의 집으로 간다.
진저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여성이다.
그녀는 열심히 일하고, 남자친구와 현실적인 삶을 산다.
재스민은 진저의 집에서 생활하지만, 그곳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녀는 계속 뉴욕의 과거를 말하고, 상류층처럼 행동하며, 현실을 무시한다.
재스민은 새 삶을 시작하려고 컴퓨터 교육을 받고, 직장을 구하려 하지만, 쉽게 무너진다.
그녀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며 다시 상류층으로 올라갈 기회를 잡는 듯하지만, 거짓말과 과거가 드러나며 결국 또다시 몰락한다.
영화는 재스민이 끝까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붕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등장인물
1) 재스민
몰락한 상류층 여성이다.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자신을 포장한다.
2) 진저
재스민의 동생이다. 현실적이고, 거칠지만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다.
3) 할
재스민의 남편이다. 사기꾼이자 재스민 몰락의 원인이다.
4) 드와이트
재스민이 새 인생을 걸고 접근하는 남자다.
[몰락]
「블루 재스민」의 몰락은 단순한 경제적 몰락이 아니다.
재스민은 돈을 잃은 것이 아니라, 자기 세계를 잃는다.
그녀가 살던 세계는 돈으로 유지되었다.
그 세계에서는 말투도, 옷도, 표정도 모두 ‘계급’이었다.
그런데 그 계급이 무너지자 재스민은 살아갈 방법을 모른다.
왜냐하면 그녀는 노동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실패를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몰락은 사람을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하지만 진짜 몰락은 바닥에 적응하지 못하는 순간에 시작된다.
재스민은 몰락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의 몰락은 끝나지 않는다.
[거짓]
재스민은 거짓말을 한다.
그 거짓말은 남을 속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더 크게는 자기 자신을 속이기 위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미화한다.
그녀는 남편의 범죄를 “몰랐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이 아직도 상류층에 속한다고 믿는다.
재스민의 거짓말은 생존 방식이다.
현실이 너무 잔인하니까, 거짓말로 현실을 덮는다.
하지만 거짓말은 그녀를 구해주지 않는다.
거짓말은 그녀를 더 깊이 무너뜨린다.
이 영화에서 거짓말은 죄라기보다 병이다.
현실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이 선택하는 마지막 방어다.
[현실]
진저는 현실의 상징이다.
그녀는 돈이 없지만, 삶을 살아낸다.
진저는 완벽하지 않다.
그녀도 실수하고, 남자를 잘못 만나고, 감정적으로 흔들린다.
하지만 그녀는 현실을 인정한다.
재스민은 진저를 무시한다.
그녀는 진저의 삶을 초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는 말한다.
진짜 강한 사람은 진저라고.
재스민은 현실을 부정한다.
그래서 그녀는 무너진다.
이 영화의 잔인함은 여기 있다.
현실은 사람을 때린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면, 사람은 더 크게 무너진다.
느낀점
「블루 재스민」은 웃긴 영화처럼 보이지만, 웃을 수가 없다.
재스민의 행동은 우스꽝스럽지만, 그 우스꽝스러움은 비극이다.
이 영화는 몰락한 사람을 조롱하지 않는다.
대신 몰락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속이며 끝까지 무너지는지 보여준다.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그녀는 재스민을 미워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불쌍하게 만든다.
마무리
「블루 재스민」은 몰락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몰락을 인정하지 못한 사람이 거짓말 속에서 현실에 의해 붕괴하는 이야기다.
몰락은 삶을 바꾼다.
거짓은 자신을 속인다.
현실은 끝내 모든 것을 드러낸다.
이 영화가 마지막에 남기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람은 돈을 잃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서 무너진다.